냉각 반도체|열 방출 솔루션 기술과 관련 종목 총정리
반도체 발열 문제, 이제는 생존의 영역입니다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HPC)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화하면서 반도체 기술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면에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가 존재하는데, 바로 '발열' 문제 입니다. 반도체의 집적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처리 속도가 빨라질수록 전력 소모량과 함께 발열량 또한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순한 성능 저하를 넘어 반도체 칩의 수명과 안정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과제 로 부상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의 확산과 열 밀도 증가
2025년 현재, 전 세계는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H100, B200과 같은 고성능 GPU는 단일 칩에서만 수백 와트(W)의 전력을 소비하며 엄청난 열을 발생시킵니다. 랙(Rack) 하나에 수십 개의 GPU가 장착되는 데이터센터 환경을 고려하면, 랙당 전력 소비는 수십 킬로와트(kW)에 달하며 이는 과거의 수십 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이처럼 좁은 공간에 열이 집중되는 현상을 '열 밀도(Heat Density)' 증가 라고 하며, 이는 기존의 냉각 방식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성능 저하와 수명 단축을 부르는 '열'
반도체는 온도에 매우 민감합니다. 일정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서멀 스로틀링(Thermal Throttling)' 현상이 발생하여, 칩 스스로 성능을 강제로 낮춰 온도를 조절합니다. 이는 AI 학습 시간 지연, 서비스 품질 저하로 직결됩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과도한 열이 반도체 내부의 미세 회로 손상을 유발하고 전자 이동(Electromigration) 현상을 가속화시켜 칩의 물리적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온도가 10℃ 상승할 때마다 수명은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 로 열 관리는 반도체의 신뢰성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전력 효율과 탄소 중립의 과제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시스템은 엄청난 양의 전력을 추가로 소비합니다. 이는 데이터센터 전체 운영 비용(TCO)을 상승시키는 주된 요인이며, 전력 사용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인 PUE(Power Usage Effectiveness) 를 악화시킵니다. PUE는 총 사용 전력량을 IT 장비 사용 전력량으로 나눈 값으로, 1에 가까울수록 효율적임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냉각에 많은 전력을 쓸수록 이 수치는 높아집니다.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목표와 ESG 경영 강화 추세 속에서, 비효율적인 냉각 시스템은 더 이상 용납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차세대 열 방출 솔루션 기술의 진화
기존의 공랭식(Air Cooling) 방식 은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팬(Fan)을 이용해 히트싱크(Heatsink)의 열을 식히는 방식은 발열량이 적은 일반 반도체에는 유효했지만, 현재의 고성능 반도체 앞에서는 역부족임이 증명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보다 효율적인 차세대 냉각 기술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TIM 소재와 첨단 수랭 솔루션
열 방출의 첫 단추는 반도체 칩(Die)에서 발생하는 열을 히트싱크나 냉각판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달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이때 칩과 히트싱크 사이의 미세한 공기층을 메워 열전도율을 극대화하는 소재가 바로 TIM(Thermal Interface Material) 입니다. 과거에는 서멀 그리스(Thermal Grease), 서멀 패드(Thermal Pad)가 주로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이보다 열전도율이 월등히 높은 액체 금속(Liquid Metal)이나 탄소나노튜브(CNT), 그래핀 등 신소재 기반의 TIM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또한, 냉각수를 파이프로 직접 칩에 연결하는 직접 액체 냉각(DLC, Direct Liquid Cooling) 방식은 공랭식 대비 월등한 냉각 효율을 자랑하며 하이엔드 서버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게임 체인저의 등장, 액침 냉각
궁극의 열 관리 솔루션으로 불리는 '액침 냉각(Immersion Cooling)' 기술이 드디어 데이터센터 시장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액침 냉각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비전도성 액체에 서버 전체 또는 발열 부품을 직접 담가 열을 식히는 방식입니다. 공기보다 열전도율이 수천 배 높은 액체를 냉매로 사용하기에 비교할 수 없는 냉각 성능을 보여줍니다. 특히, 냉매의 끓는점을 이용해 기화열로 열을 제거하는 2상(Two-phase) 액침 냉각 은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냉각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냉각 팬이 필요 없어 소음이 없고, PUE를 1.0에 가깝게 개선하여 전력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 할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을 가집니다.
증기 챔버와 히트파이프의 고도화
액침 냉각과 같은 전면적인 변화가 어렵거나 특정 부위에 집중적인 냉각이 필요한 경우, 증기 챔버(Vapor Chamber)와 히트파이프(Heat Pipe)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내부의 작동 유체가 증발과 응축을 반복하며 열을 빠르게 전달하는 '상변화' 원리를 이용한 부품입니다. 최근에는 더 얇고 넓은 면적으로 제작되거나, 3D 형태로 복잡하게 설계되어 좁은 공간에서도 극대화된 열 전달 성능을 발휘합니다. 특히 고성능 GPU 쿨러나 노트북, 스마트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적인 열 관리 부품 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2025년 주목해야 할 냉각 반도체 관련 종목
반도체 냉각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게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
글로벌 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솔루션의 전통적 강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항온항습 및 전력 관리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버티브(Vertiv) 는 다양한 액체 냉각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열 관리 솔루션 전문 기업인 보이드 코퍼레이션(Boyd Corporation) 은 히트파이프부터 액침 냉각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기술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화학 소재 기업인 3M 은 액침 냉각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인 비전도성 특수 액체(Novec™, Fluorinert™)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그 수혜가 기대됩니다.
국내 증시의 유망주들
국내에서도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 GST : 반도체 공정에서 유해가스를 정화하는 스크러버(Scrubber)와 온도 제어 장비인 칠러(Chiller) 기술을 보유한 기업입니다. 이 온도 제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액침 냉각 시스템 개발에 성공 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외 데이터센터 기업들과의 협력 소식은 이들의 기술력을 증명하는 사례입니다.
- 케이엔솔 : 클린룸 및 드라이룸 설비 전문 기업으로, 초정밀 온습도 제어 기술을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으로 확장 하고 있습니다. 공조 시스템(HVAC) 설계 및 구축 노하우를 바탕으로 에너지 효율적인 냉각 솔루션을 제공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 인성정보 : 자회사 이세븐을 통해 액침냉각 시스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2상형 액침냉각 시스템을 개발하여 상용화 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기술력으로 차세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행보입니다.
- 이수페타시스 : 고다층 인쇄회로기판(MLB) 전문 기업으로, 직접적인 냉각 솔루션 업체는 아니지만 고성능 AI 가속기에 필수적인 기판을 공급합니다. 발열이 심한 고성능 칩일수록 열을 효과적으로 분산하고 견딜 수 있는 고품질의 기판이 요구 되기에, 간접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입니다.
핵심 요약표
구분 | 기술 설명 | 주요 특징 | 관련 기업 |
---|---|---|---|
TIM (열 계면 물질) | 반도체 칩과 방열판 사이의 열전달을 돕는 소재 | 액체 금속, CNT, 그래핀 등 신소재 적용 확대 | 나노팀, 덕산하이메탈 등 |
액체 냉각 (DLC) | 냉각수를 파이프로 칩에 직접 연결하여 냉각 | 공랭식 대비 높은 효율, 서버/워크스테이션 적용 | 버티브(Vertiv) 등 |
액침 냉각 | 비전도성 액체에 서버를 직접 담가 냉각 | 현존 최고 수준의 냉각 효율, PUE 개선 효과 탁월 | GST, 인성정보, 3M |
증기 챔버/히트파이프 | 작동 유체의 상변화를 이용한 열 전달 부품 | 얇고 넓은 형태로 고도화, 국소 부위 집중 냉각 | 보이드(Boyd), 국내 다수 중소기업 |
자주 묻는 질문 (FAQ)
- Q1. 액침 냉각(Immersion Cooling)이 정확히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요?
- A1. 액침 냉각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액체에 서버나 반도체 같은 IT 장비를 직접 담가서 식히는 기술입니다. 공기보다 열을 전달하는 능력이 월등히 뛰어나 기존 냉각 방식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발열 장비를 효과적으로 냉각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여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탄소 중립에 기여 할 수 있어 차세대 냉각 기술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고 있습니다.
- Q2. TIM(Thermal Interface Material)의 역할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요?
- A2. 반도체 칩 표면과 열을 식혀주는 히트싱크 표면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굴곡이 존재합니다. 이 굴곡 사이의 공기층은 열전달을 방해하는 주된 요인입니다. TIM은 이 틈을 메워 칩에서 발생한 열이 히트싱크로 최대한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달되도록 돕는 '다리' 역할 을 합니다. 아무리 좋은 쿨러를 사용해도 TIM의 성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냉각 효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 Q3.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개인용 PC나 스마트폰에도 액침 냉각이 적용될 수 있나요?
- A3.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며, 일부 하이엔드 커스텀 PC 빌더들이 액침 냉각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비용, 유지보수의 어려움, 부품 교체의 번거로움 등으로 인해 아직 대중화되지는 않았습니다. 스마트폰의 경우, 증기 챔버(Vapor Chamber)와 같은 소형화된 고효율 방열 부품이 주로 사용되며, 액침 냉각을 직접 적용하기에는 아직 기술적 난제가 많습니다.
- Q4. 냉각 기술 관련주 투자 시 유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 A4. 냉각 기술 시장은 성장성이 매우 높지만, 아직 시장 초기 단계인 기술도 많아 변동성이 클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 시에는 해당 기업이 실제 상용화 가능한 기술력을 보유했는지, 안정적인 공급망과 고객사를 확보했는지, 그리고 재무 건전성은 튼튼한지 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테마에 편승하기보다는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와 기술 경쟁력을 분석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 Q5. 정부의 데이터센터 관련 정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 A5. 각국 정부는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비를 규제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PUE 목표치를 설정하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데이터센터에 불이익을 주거나, 친환경·고효율 데이터센터 구축 시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정책은 전력 효율이 낮은 기존 공랭식 시스템의 퇴출을 가속화하고, 액침 냉각과 같은 고효율 솔루션의 도입을 촉진하는 강력한 동인 으로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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